무역계약 조건 중에서 가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결제 방식이다. 무역 거래를 할 때 가장 안타까울 때가 물건의 품질이나 가격에는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결제 방식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거래가 깨지는 경우다.
특히 처음 거래를 시작할 때는 결제 방식에 합의하기가 쉽지 않다. 서로 다른 국가 간의 거래에서 처음 보는 상대방을 신뢰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수출자는 자신을 믿고 수입자에게 돈을 먼저 보내라고 하고 수입자는 자신을 믿고 물건을 먼저 실어 보내라고 우기다가 거래가 깨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무역 거래에서는 어떤 결제 방식이 쓰이고 어떻게 거래가 이루어질까?
무역실무 책을 보면 수많은 결제 방식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하지만 일반적인 무역 거래에서는 주로 송금방식과 신용장 방식이 쓰인다. 실제 거래에서는 결제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분쟁이 생기거나 무역 사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으므로, 기본 용어와 절차를 정확히 파악하고 거래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두 가지 방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1. 송금방식
송금방식은 영어로는 T/T(Telegraphic Transfer)라고 부르며 수입자가 수출자의 은행 계좌로 물품 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이다. 송금 절차는 국내에서 계좌이체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즉 수입자가 자신이 거래하는 은행에 수출자가 지정하는 은행 계좌로 대금을 송금해달라고 요청하면 해당 금액만큼 수출자의 은행 계좌로 송금이 이루어진다. 이와 같이 송금방식으로 물품 대금을 보내고 받는 것은 대단히 간단하고 편리하다. 그렇지만 문제는 언제 돈을 보내고 받느냐 하는 것이다.
송금방식은 송금 시점에 따라 사전 송금방식과 사후 송금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사전 송금방식이란 말 그대로 물건이 선적되기 전에 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이고 사후 송금방식이란 물건이 도착한 후에 송금하는 방식이다.
사전 송금방식은 영어로 T/T in advance라고 표시하고 사후 송금방식은 T/T90 days from B/L date와 같이 표시한다. 사전 송금방식과 사후 송금방식은 다음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된다.
다음 그림 중 선사는 선박회사를 뜻하며 B/L은 Bill of Lading의 약자로서 선화증권이라고 부르며 선박회사에서 발행해 주는 화물 인수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B/L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로 설명하기로 한다.
송금방식의 거래는 수출자와 수입자 모두에게 편리한 방식이지만 수출자는 사전 송금방식을 원하고 수입자는 사후 송금방식을 원하기 때문에 처음 거래할 때 송금 시기에 합의하기가 쉽지 않다. 수출자와 수입자 중 한쪽에서 양보해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데 누구도 양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방식이 바로 신용장 방식이다.
송금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다음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① COD(Cash On Delivery)
수출자가 수입국에 자신의 지사나 에이전트가 있는 경우 물건을 자신의 지사나 에이전트 앞으로 보낸 후 수입자로부터 대금을 송금받고 물건을 인도하는 방식이다.
COD 방식은 수입국에 수출자의 지사나 에이전트가 있고 귀금속과 같은 고가품으로서 품질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는 품목의 거래에 주로 사용되며, 수입자의 입장에서는 물품을 확인한 후에 대금을 결제하면 되므로 안전하지만 수출자의 입장에서는 수입자가 물품 인수를 거부할 경우에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② CAD(Cash Against Documents)
수입자가 수출국에 자신의 지사나 에이전트가 있는 경우 수출자가 물건을 선적하고 선적서류를 수입자의 지사나 에이전트에 전달하면 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이다.
CAD 방식의 거래는 수입자의 입장에서 보면 선적 전에 물품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어서 안전한 방식이나, 수출자의 입장에서 보면 선적이 이루어진 후에 수입자가 대금결제를 거부할 경우에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③ European D/P
수출자가 선적서류를 수입자의 지사나 에이전트 대신에 수입자의 거래 은행으로 송부하고 수입자로 하여금 대금결제와 동시에 선적서류를 인수토록 하는 방식이다.
④ O/A(Open Account)
수출자가 물품을 선적하고 수입자에게 선적 사실을 통지함과 동시에 외상 채권이 성립되며, 수출자는 은행과 약정을 맺고 수출 채권을 매각함으로써 수출대금을 미리 받는 방식이다. 이때 선적서류 원본은 수입자에게 직접 발송하고 약정 은행에는 선적서류 사본을 제출한다. 은행의 입장에서 보면 수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일종의 대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높은 수출자만 수출 채권을 매입한다.
은행에서 수출 채권의 매각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수출자는 수입자가 대금을 결제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으며, 은행에 수출 채권을 매각했다고 하더라도 약정한 기일에 수입자가 대금을 결제하지 않으면 이미 받은 대금을 은행에 도로 반환해야 한다.
O/A 방식의 거래는 수출자의 입장에서 대금 회수에 대한 보장이 없으므로 본·지사 간의 거래나 장기간의 거래를 통해서 신용이 확인된 신뢰할 수 있는 수입자와의 거래에만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결제 방식이다.
위에 소개한 용어들은 업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뜻으로 해석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송금 결제 방식이면 명칭과 상관없이 거래상대방과 대금결제 시기에 대해서 명확하게 합의해 두는 것이 좋다.